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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특허 출원은 기술 유출 사각지대, 국가 모니터링 필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6.27 조회수 98

"해외특허 출원은 기술 유출 사각지대, 국가 모니터링 필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영업비밀 분쟁을 계기로 국가핵심기술의 국외 유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해외특허 출원이 기술유출 방지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외특허 출원 시 비공개성이 짙어 국내법 정비와 국가적 추적시스템 마련 등으로 국가핵심기술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의 기술·보안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방향을 윤리적 측면이 아닌 인식 전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으론 미·중 무역전쟁은 '기술보호전쟁'의 글로벌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강한 특허'만이 대응전략으로 떠올랐다.


■해외 특허 출원, 기술유출 사각지대


지난 1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주관해 열린 제9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 2부 패널토론에서는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소송을 계기로 국내 산업보안 제도와 특허 출원의 맹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벌어졌다.


좌장을 맡은 구남윤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상임부회장은 "국가핵심기술과 관련해 SK와 LG 간 쟁점을 미국으로 가져가면서 모든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미국의 디스커버리제도가 큰 문제"라며 "더욱이 국가핵심기술의 수출과 이전 시 국내법에 따라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기술유출 이슈가 불거졌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권석 대한변리사회 기획이사는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전략상 필요할 수도 있지만 모든 증거를 노출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오히려 우리나라도 징벌적 소송제 도입 등 실질적 권리보호와 진실 탐구가 더 용이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특허소송보다 해외특허 출원이 기술유출의 무방비 경로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반도체 기술 등은 해외 이전 시 국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특허 출원은 핵심기술이 담겨도 아무나 제약 없이 해외 이전이 가능하다"며 "1년6개월간은 해외특허 출원을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술유출의 취약한 부분이라 국가가 모니터링을 통한 추적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앞선 주제강연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국내 출원 없이 해외특허 출원에 몰두하는 '코리아패싱'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의 권리규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현행법은 국방 관련 기술만 해외출원 시 사전허가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선 국방 기술과 핵심 기술 모두 국가 허가를 받아야만 해외 출원을 할 수 있다"며 "한국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핵심기술에 대해서라도 국내 선(先)출원을 의무화해야 기술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보호의 또 다른 화두인 인간의 기본권과 상충 문제도 국가 차원의 제도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이직하면, 산업보호가 우선이냐, 개인 행복추구권이 우선이냐가 문제되는데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산업성장기에는 개인 행복권을 양보했지만 지금은 행복권을 추구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국가기술을 보유한 A기업 연구원이 이직할 경우 국가가 그 인력을 보호해는 게 당연하다"며 "기업이라도 보호해야 하는데 보호시스템도 없이 인력만 제재하는 건 굉장히 억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황 대표는 "기업인으로선 이직 안 하길 바라지만 우리 연봉보다 2~3배를 제안하는 동종 기업의 지속적인 스카우트를 거부하기 어렵다"며 "동종업계 취업금지 서약서를 쓰더라도 퇴직 2~3년 이후에는 효력이 없어 국가시스템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한 특허, 보호무역주의 생존전략


4차 산업혁명과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산업환경은 급속히 변화중인데 우리의 인식은 뒤쳐지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다. 장항배 중앙대 교수는 '산업보안학문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강연에서 "이전에 우리나라 기술은 주로 추격기술이었지만 이제는 선도기술로 앞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런 와중에 기술유출 이슈도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보안은 통제 도구가 아닌 경영전략이며 인력양성뿐 아니라 보호문화를 어떻게 내재화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남윤 부회장은 "점점 BYOD(Bring Your Own Device·개인기기의 업무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정보보호와 산업보안에 대한 인식과 윤리적 교육이 중요하다"며 "이런 인프라 측면에서 기술중개사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모바일 오피스 시대에는 재직자나 신규 보안인력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보안은 윤리적 측면을 강조했는데 구글의 딥마인드 방식처럼 마음의 교육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런 변화를 조율할 산업보안전문인이 양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한 특허'가 국가와 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최고의 경영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황철주 대표는 주제강연을 통해 "강한 특허는 혁신의 가치를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강한 특허를 내는 것이 보안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새로운 것을 빠르게 잡아서 초기 시장을 섭렵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며 "기업인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진정한 혁신은 어렵다. 시장의 기득권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강한 특허를 통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화된 미·중 무역전쟁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권을 잡으려는 특허 전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권석 대한변리사회 기획이사는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이번 무역전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누가 선도하느냐에 대한 다툼"이라고 진단했다. 김 이사는 "한국은 패권국가는 못되더라도 선도그룹에 위치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새로운 혁신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지식재산 보호법제의 부족한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최갑천 기자 

http://www.fnnews.com/news/201906161805157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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