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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이면 개발자 만들어준다는 코딩학원 광고, 현실은 중소기업 ‘코딩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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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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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직종 취업자 1년새 1만4000명 늘어
코딩열풍에 비전공자들도 학원 찾아
프로그래밍 업무에 대한 이해 필요

“취업이 어려워 학원 교육을 받아 개발자가 됐는데, 낮은 임금과 맞지 않은 업무에 지쳐서 그만뒀어요.”
수도권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모(28)씨는 2018년 졸업 후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을 걱정하던 차에 기업에서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뉴스를 봤기 때문이다. 이씨는 “코딩 수업 6개월만 들으면 개발자로 취직하는 건 쉽다”는 말에 강남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씨는 이듬해 한 중소기업에 개발자로 취직했다.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IT 회사가 아니라, 개발 외주를 받아 일을 하는 일명 SI 회사였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유명 기업과 비교했을 때 근무환경은 천지차이였고, 낮은 연봉과 잦은 야근에 시달리던 이씨는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퇴사했다.

이씨는 “평소 컴퓨터를 다루는 것을 좋아해 적성에 맞을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학원과는 다른 업무 난이도 때문에 야근이 잦았고, 쉽게 지쳐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전공자는 중요한 작업을 할 때 막히는 부분이 있어 결국 전공자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단기간에 IT 기업 개발자로 취업을 시켜준다고 홍보하는 코딩 학원이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인기다. 주요 IT 기업에서 개발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개발자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성 교육밖에 받지 못하는 이들 대다수는 중소 SI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봉에 야근이 많은 ‘코딩 노예’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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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연구하고 있다. /블룸버그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 직종 취업자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만4000명이 증가한 약 344000명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 산업의 비대면 업무 수요가 늘면서 개발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에 일부 학원들이 “비전공자라도 6개월 과정을 거치면 개발자로 취업이 가능하다”고 홍보하면서 프로그래밍 학원은 취업준비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실제 이날 강남의 한 학원에 자바(Java) 기초 과정 수강 여부를 문의하니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야 한다”며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학원 관계자는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문의 전화가 2~3배 정도로 많이 온다”며 “수강생이 늘어 특정과목은 수업을 추가 개설했다”고 했다.

단기간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말에 비전공자들도 개발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프로그래밍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서모(27)씨는 “요즘은 개발쪽 아니면 공고가 거의 나지 않는 것 같다”며 “주변에도 IT와 전혀 관련없는 전공을 하고도 취직을 위해 코딩 등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기간이 짧은 전문대 느낌”이라며 “학원도 수강생을 취업 시키는게 목표라서 대부분 1번의 수업과정으로 끝내기 위해 회사소개 등 취업상담을 적극적으로 해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이 속성으로 이뤄지다 보니 대다수는 상상하던 유명 IT 기업이 아닌 중소 SI 회사에 취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SI 회사는 프로그램 개발 외주를 받아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주 계약을 따내기 위해 단가를 깎고 납기도 줄이는 경우가 많아 SI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들은 잦은 야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한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이모씨는 “아무래도 학원을 짧게 다니게 되면 소위 말하는 박봉에 야근을 엄청 하는 코딩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요즘에는 공개채용에서 전공도 안 보고 코딩 테스트 위주로 하다 보니 비전공자라도 오래 공부하고 실력이 있는 사람은 대기업에 갈 수 있다”면서도 “아주 극소수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기혁 중앙대학교 보안대학원 교수는 “요즘은 대부분 직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많이 필요하고 취업공고도 많이 뜨지만, 비전공자들이 무분별하게 학원에 몰리는 것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프로그래밍 작업 자체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완전 몰입이 필요하다보니 적성과 맞지 않으면 쉽게 지친다”며 “단순히 취업이 잘된다고 해서 학원을 가기보다는 프로그래밍 업무를 오래 할 수 있는지 취업준비생 스스로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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