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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조명] NFT, 디지털 권리 증명하는 IT 기술로 자리 잡아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3.14 조회수 389

시장 형성 전부터 투기자본 과열…디지털 콘텐츠 시장 성장의 마중물 역할 필요

[아이티데일리]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및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이더리움(Ethereum) 기반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거래량을 근거로 지난 2021년 NFT 시장 규모가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는 1~2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던 것을 생각하면 단 1년 만에 수백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특히 메타버스(Metaverse)를 중심으로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지털 상에서 고유한 가치를 증명해줄 수 있는 NFT 기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의 고유성 증명

NFT는 문자 그대로 대체가 불가능한(Non-Fungible) 토큰을 의미한다. 하나하나의 토큰들이 고유성을 지니고 있기에 서로 대체가 불가능하다. 조작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상에 토큰 간의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데, 이 거래 내역에는 시간 정보(timestamp)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값이 만들어질 수 없다. 겉으로 똑같아 보이는 토큰을 만들어도 시간 정보를 조작할 수는 없으니, 개별 토큰이 가진 고유성을 증명할 수 있다.

반면 똑같이 블록체인 기술로 탄생한 암호화폐는 고유성을 갖지 않는다. 내가 가진 비트코인 1개와 상대가 가진 비트코인 1개는 항상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이때 기준이 되는 가치는 암호화폐처럼 분산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보장할 수도 있고, 국가와 같은 거대한 중앙관리기구가 보장할 수도 있다. 항상 동일한 가치를 갖기에 고유성이 없고 서로 교환도 가능한, 서로 대체가 가능한(Fungible) 토큰이다.

디지털 상에서 콘텐츠의 고유성을 검증한다는 것은 중요한 이슈다. 현실 세계와 달리 복사본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으니 고유성은 쉽게 훼손되고, 수없이 복사된 콘텐츠 사이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원본임을 증명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디지털 상에서 콘텐츠의 고유성을 확보하거나 원본의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암호화나 워터마크 기술에 기반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기술이 발전했다. 그러나 DRM 기술은 개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지속적으로 원본을 증명해줄 수 있는 중앙기관도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와중에 뛰어난 신뢰성을 보장하는데다 중앙기관도 필요하지 않고, 손쉽게 콘텐츠의 고유성을 증명할 수 있는 NFT가 등장하자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NFT를 통해 개인이 생산한 디지털 콘텐츠의 고유성과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들이 본인의 권리를 주장하며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한컴그룹 계열사인 아로와나허브 정종갑 대표는 “게임이나 스포츠처럼 두터운 팬층과 화제성을 가진 프리미엄 IP에 대한 거래에서 벗어나, 개인이 창작자가 되어 자유롭게 NFT를 발행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기존의 무분별하게 복제되고 저작자의 동의 없이 2차 생산되던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의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태생적 한계, 오라클 문제

NFT가 디지털 콘텐츠의 고유성을 증명해 창작자의 권리 문제를 해결해주기는 했지만, 다른 방향에서는 새로운 권리 문제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본인이 소유하고 있지 않은 콘텐츠에 대해 NFT를 발행하는 경우다. NFT 발행이 어렵지 않다보니 다른 사람이 제작한 콘텐츠를 가져다가 NFT를 발행하고 마켓 플레이스에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창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NFT 마켓들은 손쉽게 NFT를 발행하고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창작자인지 타인의 콘텐츠를 도용한 것인지는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작권 침해가 확인될 경우 대부분 마켓 플레이스에서 삭제되기는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해당 마켓 플레이스에 등록된 NFT들의 신뢰성을 믿을 수 없다면 상호간의 신뢰에 기반하는 블록체인 자체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태생적으로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를 가지고 있다. 오라클은 블록체인 밖(off-chain)에 있는 데이터를 블록체인 안(on-chain)으로 가지고 오는 과정이다. 잘 구축된 블록체인은 그 안에서 데이터의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데이터가 들어오는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사람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콘텐츠를 도용해 NFT를 발행하는 것 역시 오라클 문제에 속한다. ‘콘텐츠의 소유권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블록체인 안으로 가지고 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 입국심사를 차리면 해결될 문제이지만, 블록체인 자체가 중앙관리기구가 없는 탈중앙화를 추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다. 이에 최근에는 해당 네트워크에 속하지 않은 별개의 중간자(middleware)를 두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오라클라이즈(Oraclize) 등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라클라이즈 솔루션의 서비스 개념도

1위 이더리움, 국내에서는 클레이튼 ‘반짝’

현재 전 세계적으로 NFT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준코드인 ERC-20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성과 가치를 알리면서 가장 신뢰받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자리잡았다. NFT 기술 자체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사용될 수 있지만, ERC-721, ERC-1155, ERC-994 등 많은 스마트 계약 표준코드를 제공하는데다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더 많은 사용자들이 유입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시장의 후발주자인 NFT는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NFT 시장의 기준 화폐도 이더리움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전 세계 최초로 NFT 개념을 사용한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역시 이더리움의 NFT 표준코드 ERC-721를 사용했다.

다만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로와나허브 정종갑 대표는 “높은 수수료와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의 느린 처리속도가 이더리움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이에 따라 이더리움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꾸준히 이뤄져왔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Klaytn)이 NFT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클레이튼은 이더리움보다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갖추고 있으며, 카카오톡을 통해 그라운드X의 디지털 자산 서비스 클립(Klip)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지난 1월 그라운드X와 NFT 비즈니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팬덤 비즈니스 스타트업 비마이프렌즈 관계자는 “NFT를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로 제대로 이용하려면 무엇보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그라운드X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향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투기 시장 오명…‘가치있는’ 콘텐츠가 필요

한편 국내 NFT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더디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최초의 NFT 사용 사례인 크립토키티를 포함해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NFT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미 일일 거래량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NFT 마켓 플레이스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에 반해 국내 NFT 시장은 이제야 마켓 플레이스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그저 유행처럼 아무 콘텐츠나 NFT를 발행하고 구매하는 편승효과가 일어나면서, 제대로 된 시장 구조가 형성되기도 전에 과도한 자본이 유입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NFT 기술의 가능성이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 붐의 뒤를 이어 한몫 잡을 수 있는 투기성 시장이라는 인식이 박히면서 곱지 못한 시선을 받았다.

그러나 NFT를 단순한 투기시장으로 평가절하하기에는 억울한 면이 있다. 최소한 디지털 콘텐츠에 복제 불가능한 고유성을 부여함으로써 디지털 세계에서의 가치 증명이 가능해졌다는 공로가 있기 때문이다. NFT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권리 주장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관련 생태계의 성장에 기여할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무분별한 NFT 발행과 투기성 거래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NFT로 발행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거래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의 등장이 간절하다.

중앙대학교 이기혁 교수

NFT 거래상의 법률 및 제도적 이슈들
중앙대학교 이기혁 교수


그동안 온라인 상에 존재하는 이미지나 영상 등은 무한으로 복제될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원본을 특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NFT 기술을 적용한다면 최초 발행자와 콘텐츠에 대한 특정이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NFT가 경제적 가치를 갖는 재화로써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언제나 기존 법리와의 충돌을 야기한다. NFT 역시 아직은 법적으로 개념조차 정의되지 않았다. NFT 거래자에게 부여하는 소위 ‘NFT 소유권’은 민법상 물권적 지위를 갖지 않는다. 또한 NFT 자체는 데이터에 불과하여 저작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NFT와 연결된 저작물의 보호는 기존 디지털 저작물을 규율하는 저작권 법리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을 통해서도 올해 NFT의 법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총 3가지 방향으로 법적 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NFT의 법적 개념을 정립하고 새로운 소유권 제도의 도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NFT의 명확한 법적 지위가 없다면 관련 분야의 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법체계 상 NFT에 대한 소유권 인정이 어렵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소유권 체계를 도입하는 가능성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두 번째는 현행 저작권법과 NFT 보유 권리에 대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복제물을 배포할 권리를 가지는데,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배포권이 1회로서 소진된다. 이를 이른바 ‘권리 소진의 원칙’ 또는 ‘최초판매의 원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원칙이 디지털 저작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런데 실무적으로 NFT는 ‘권리 소진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NFT는 발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며, NFT와 연결된 디지털 저작물의 이용도 당연히 양수인에게 이전되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저작물의 이용권리는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는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이처럼 NFT의 거래행위는 현행 저작권법의 해석상 논란이 있기 때문에 법제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NFT 거래의 신뢰 보호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NFT의 발행이 최초 발행자에 대한 증명이 될 수 있으나, 이 발행자가 정당한 권리자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NFT를 활용한 저작권 양도 또는 이용허락의 법적 효과도 불분명하다. NFT 거래의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 시장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거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수단이 고려돼야 한다. 저작권 인증제도의 활용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이슈조명] NFT, 디지털 권리 증명하는 IT 기술로 자리 잡아야 < 기획특집 < 기사본문 - 아이티데일리 (it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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